제국군 흑무 형미
예전 역병이 퍼지기 전에는 이곳은 이렇게 어두운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.
그러나 이름 모를 역병이 퍼진 이후로는 점차 이곳 검은 성황당을 찾는 이도 줄어들고 있죠. 게다가 역병뿐 아니라 이 주변에 도깨비들이 침범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되었습니다. 저희 흑무들이 갖은 노력을 하여 이곳을 지켜내려 하고는 있지만, 이젠 점차 힘이 부치는군요. 사실 지금은 성황당이 이 주변뿐이지만, 원래 저 북쪽까지 저희 성황당의 영역이었습니다.
곳곳에 저희 성황신을 모시는 사당들도 있었고, 그 주변엔 항상 석등을 밝혀놓고 있었습니다. 그러나 도깨비와 거미들의 침범으로 점차 저희는 밀리게 되었고, 예전 사당들도 모두 폐허가 돼버렸죠.
하지만 저희는 그 후에도 사당의 등불을 밝히러 매일 찾아가곤 하였습니다.
석등은 저희 성황신의 기운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.
허나, 이제는 도깨비들의 수가 너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협께 도움을 요청한 것입니다. 저희를 대신하여 그 석등에 불을 밝혀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?
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나아지는 게 없는 현실, 저희 검은 성황당도 물러날 곳이 없습니다. 도와 주십시오. 감사합니다, 우선 그 주변에 보시면 빛나는 도깨비들이 있을 겁니다. 그들에게서 도깨비불을 얻어 석등에 불을 밝혀주시기만 하면 됩니다. 대협께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.
아참! 기왕 도움을 받는 김에 염치 없지만, 한 가지 더 부탁 드리겠습니다.
그 주변 칼날 도깨비들도 같이 처리해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? 부탁 드리겠습니다, 대협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