제국군 파견 조사단 어장남
급한 일이야, 게다가 다 너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! 추화영 알지? 나 좋다고 쫓아다니던 그 못생긴 애 있잖아. 그때 저장창고에서 다른 여자랑 있던 걸 들킨 이후로, 그 추화영한테 꽉 잡혀서 결국 사귀게 되었단 말이야. 근데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나 봐, 마음이 생기질 않는 걸 누굴 탓하겠어. 그래서 나들이 가자는 걸 핑계로 그녀랑 여기 눈물의 정자로 왔지, 여기 속설은 알고 있겠지? 그것도 몰라? 여기 이름이 왜 눈물의 정자겠어.
헤어지고 싶은 연인들이 상대방의 이름을 쓴 부적을 붙이면 그 사람과의 인연이 끊긴다고 하더군. 나도 이제 그녀, 추화영과의 인연을 끊고 싶다고! 그래서 이 이별 부적을 가지고 왔는데...추화영이 저 정자 위에 있으니 대놓고 붙이기도 힘들고... 그러니 자네가 나 대신 이것 좀 붙여줘. 좋아, 좋아! 눈물의 정자 한 쪽 기둥에다가 붙이기만 하면 돼. 위에 추화영한테는 내가 부탁을 했다고 절대 얘기하지 말고, 알았지?